
학폭위는 신고만으로 열리는 게 아닙니다.
학교가 내미는 서면 한 장에 서명하는 순간, 사건은 학폭위가 열리지도 않고 끝날 수 있습니다.
신고 다음 단계는 학폭위가 아니라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낼지를 가르는 심의입니다.
이때 "좋게 마무리하자"는 말에 서면으로 동의하면, 요건만 맞을 경우 그대로 종결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학교 학폭위 절차는 보호자가 직접 서면으로 답하고 요청해야만 움직이는 절차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요청하지 않으면 학교의 재량으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① 학폭위 개최와 자체해결이 갈리는 기준
② 사안조사부터 조치까지 단계별 순서
③ 보호자가 요청해야 의무가 되는 절차
|
▌중학교 학폭위는 신고하면 바로 열리나요?
© KBC 뉴스
바로 열리지 않습니다. 신고 뒤에는 학교장이 자체해결로 끝낼 수 있는 사건인지를 먼저 가립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학교장은 사건을 알게 되면 가해·피해 사실을 확인하게 하고, 자체해결 대상인지도 함께 심의하게 합니다.
2026년 기준 현행 제도에서는 2024년 3월 도입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사안조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건이 학교에서 끝날 수 있을까요?
제13조의 2 제1항이 정한 4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① 2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가 없는 경우
② 망가지거나 빼앗긴 물건이 없거나 바로 복구된 경우
③ 한 두번으로 끝난 일인 경우
④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이 아닌 경우
거꾸로 말하면 아이가 2주 이상 진단서를 받았거나,
같은 학생에게 여러 번 괴롭힘을 당했다면 학교에서 끝낼 수 없는 사건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 조건들을 모두 갖춘 사건이라도, 학폭위를 열지 말지는 피해 학생과 보호자가 정합니다.
학교는 피해 학생의 보호자에게 학폭위 개최를 원하는지 반드시 서면으로 물어야 하고(제13조의 2 제2항),
보호자가 서면에 '개최를 원한다'라고 작성하면 학교 폭력 위원회를 통해 해결을 해야 합니다.
담임선생님과 전화에서 "학교 폭력 위원회 열어 주세요"라고 말한 것은 기록으로 남지 않으니, 꼭 서면에 적으셔야 합니다.
▌ 중학교 학폭위 절차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 MBC 뉴스
사안조사와 자체해결 심의까지는 학교에서, 소집부터 조치까지는 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됩니다.
학폭위가 학교 회의실에서 열린다고 생각하시는 보호자분이 많지만, 2020년 3월부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교육지원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건이 교육지원청으로 넘어오면 위원장이 회의를 소집하고(제13조 제2항), 교육장이 양측 학생과 보호자에게 회의 일시·장소·안건을 통지합니다(제13조 제4항).
중학교 학폭위 절차와 보호자가 할 일 - 출처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중학교 학폭위 절차와 보호자가 할 일
| 단계 |
진행 기관 |
보호자가 할 일 |
| ① 사안조사 |
학교 |
조사가 부족하면 실태조사 요구 |
| ② 자체 해결 여부 심의 |
학교 전담기구 |
개최를 원하면 서면에 기재 |
| ③ 소집·통지 |
교육지원청 |
통지서의 일시·안건 확인 |
| ④ 심의 |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 |
전문가 의견 청취 요청 |
| ⑤ 조치 |
교육장 |
결과 통지 확인 |
이 중 보호자가 특히 놓치기 쉬운 순간은 통지서를 받는 때인데요.
통지서에 회의 날짜와 안건이 적혀 오기 때문에, 진단서·상담 기록·사진 같은 제출 자료는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정리하셔야 심의 날짜에 맞출 수 있습니다.
조치가 요청되면 교육장은 14일 이내에 조치해야 하고(제17조 제9항), 중학생은 의무교육과정이라 퇴학 없이 가장 무거운 조치인 8호 전학을 받게 됩니다(제17조 제1항 단서).
▌ 보호자가 꼭 요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전문가 의견 청취와 실태조사입니다.
보호자가 요청하는 순간 심의위원회와 학교의 선택이 의무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심의위원회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제13조 제5항). 들을지 말지는 심의위원회가 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조항에는피해학생이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반드시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라고 못 박고 있습니다.
즉, 피해 학생측의 요청서 한 장이면 선택이 의무가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피해학생이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심의위원장은 반드시 회의 소집을 해야 합니다(제13조 제2항 제3호).
그러니 아이가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상담 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면,
심의 전에 교육지원청에 '상담을 맡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달라'라고 서면으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때 학교 조사 내용이 아이의 진술과 다르거나
목격 학생 조사 등 주요 정보들이 누락되었다면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하실 수도 있습니다(제14조 제6항).
|
마무리 한마디
아이에게 학교폭력이란 말을 들었을 때 부모 마음이 얼마나 속상하고 복잡할지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당장이라도 학교로 찾아가 상황을 바로잡고 싶은 게 당연한 부모 마음인데 정작 학교에 가보면 "좋게 해결하자"며 당장 서명부터 요구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정신없는 상황에서 학교 말만 믿고 서명부터 했다가는 아이가 받은 상처는 제대로 조사되지 못한 채 사건이 그냥 묻혀버릴 수 있습니다.
앞서 글에서 말씀드렸듯 학폭 절차는 부모가 서면으로 어떤 권리를 행사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혼자 불안해하며 마음 졸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상처가 올바르게 보호받고 정당한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제가 곁에서 끝까지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겠습니다.
|
▌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중학교 학폭위 절차는 신고하면 바로 시작되나요? |
A. 아닙니다. 먼저 학교장 자체해결 대상인지를 가리고, 요건에 맞지 않거나 보호자가 개최를 원하면 학폭위가 열립니다. |
| Q2. 학교가 자체해결하자고 하면 따라야 하나요? |
A. 아닙니다. 서면에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한다'라고 적으면 자체해결로 끝낼 수 없습니다. |
| Q3. 학폭위는 어디에서 열리나요? |
| A. 학교가 아니라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열립니다. |
| Q4. 학교 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 |
| A.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14조 제6항). |
| Q5. 중학생 가해학생도 퇴학 처분을 받나요? |
| A. 아닙니다. 의무교육과정이라 가장 무거운 조치는 8호 전학 처분입니다. |